요즘 AI 이야기가 온 세상에 가득하다.
뉴스, 유튜브, 링크드인, 주식 시장까지 AI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이미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AI 등장으로 인하여 화이트칼라 직군은 변화를 직접적으로 맞이하고 있다.
개발자, 회계사, 상담원, 사무직까지 AI는 이미 일부 영역에서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우리 업계에서도 신입과 주니어 채용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솔직히 이제는 AI 없이 일을 하기 어려워졌다.
코드를 더 빠르게 작성하고,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문서화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영역에서 업무 생산성이 극대화 되고 있는 중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학습 도구로써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라는 점이다.
학습을 하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AI 도움을 받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인터넷 검색 -> 관련 글 찾기 -> 글 읽기 -> 이해하기 -> 모르면 또 검색의 번거로운 과정이 반복됐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수적으로 동반됐다. 사람들은 어려운 개념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잦았다.
이제는 AI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을 잘 해준다.
이와같은 효율성은 '공부하는 인간'에게 더 없이 좋은 도구가 되었다.
AI 이전에는 학습이 느렸지만, 이제는 질문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것도 엄청 쉽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다.
심지어 잘 모르겠다고 여러번 물어봐도 짜증 내지 않는다.
이제는 누구나 AI 도움으로 새로운 지식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
사람은 더 편한 방법을 경험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Claude Code가 갑자기 먹통되면 코딩 작업을 멈추고, 다른 작업으로 대체한다.
직접 손으로 코딩하는 일은 이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손 코딩하면 손가락이 뻐근해서 잠깐이라도 휴식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손가락 아플 일도 없다.
이때까지만해도 AI에 대한 나의 인식은 꽤 긍정적이였다.
하지만 AI 사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부작용이 뒤 따른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팀원 중에 AI를 엄청 잘 사용하시는 분이 계셨다.
PRD를 AI와 함께 만들고,
설계 문서를 AI와 함께 만들고,
작업 단위를 AI와 함께 나누고,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AI에게 구현을 시키고,
구현이 완료되면 테스트와 검증을 AI에게 맡기고,
커밋과 PR도 AI에게 맡겼다.
이후 PR 리뷰어가 comment 를 추가하면 이 또한 AI에게 수정 보완하도록 맡긴 후 comment 의 답변을 AI에게 위임했다. 모든 작업을 AI와 함께 진행하며 엄청난 속도로 결과물을 만들었다.
변경이 큰 PR이 하루에 2~3개씩 등록된다.
리뷰어가 리뷰하는 것이 오히려 개발 단계에서 병목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 순간부터 딜레마에 빠졌다.
PR 리뷰도 AI 자동화? VS 병목이 생겨도 아직은 개발자가 직접 검증
나의 이런 고민은 AI를 잘 쓰는 개발자가 만든 기능이 상용에 배포될 때 해소되었다.
상용에 배포된 직후 추가된 기능에서 속도 지연이 발생하였다.
지연 발생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AI가 코드를 작성해서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였다.
멘붕이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몇 몇 개발자들은 AI가 만든 코드에 대해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있었다.
빠른 개발 속도의 이면에는 소프트웨어 품질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었다.
동료들은 왜? 검증 없이 기능 구현을 완료했을까?
AI 도구가 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할 만큼 강력하니,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에게 남는 것이 거의 없다.
그저, AI 에이전트 툴을 능숙하게 다루는 개발자가 될 뿐이다.
사람은 어떤 대상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스스로의 역량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AI를 과도하게 의존했을 때 우리의 지적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람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얻게 된다.
경험 -> 지식 -> 기억 -> 사고 -> 연결 -> 판단 -> 선택
지식은 재료이고, 기억은 저장소이다. 사고(생각)가 지식과 지식을 서로 연결하여 통찰력과 지혜를 얻게 해준다.
이후 현명한 판단과 함께 더 나은 선택을 이끌어 준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경험과 지식은 쌓이지만(사용하는 방식에 따라서 지식이 안 쌓일 수 있음), 그 다음 단계인 사고/연결/판단의 과정이 생략되기 쉽다.
즉, AI는 계속해서 더 성능이 좋아지는데, 우리는 '지식(아는 것)'만 늘고, 정작 문제 해결 능력과 문제 정의 능력은 약해진다. '지식(아는 것)'은 AI가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AI는 점점 똑똑해지지만 우리는 바보가 된다. 바보가 되면 AI에게 일을 잘 못 시키는 지경까지 이른다.
팀 회의 때, AI를 잘 사용하는 건 좋지만 output을 위한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 삶의 이곳저곳에 output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저 지식만 많은 사람이 된다.
주변에 지식은 충만한데, 정작 인생의 큰 족적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이 분들은 공통적으로 output을 등한시한다.
저장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output 과정(사고/연결/판단/선택)이 필요하다.
진짜 성장은 output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개발자는 두 부류로 나뉘게 될 것 같다.
하나는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개발자다. 이들은 사고력을 유지하고, 문제를 정의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AI에 의존하는 개발자다. 이들은 빠르게 구현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 앞에서는 무너진다.
AI로 인하여 내가 느끼는 부담감
불과 1년 사이에 일하는 방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10년 넘게 유지해왔던 작업 방식이 단 1년만에 바뀌게 되니, 그 불안감은 더더욱 크다.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을 완전히 대체할 때 불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감정이다.
그런데, 이런 감정을 지금의 우리 세대만 느꼈을까?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기계가 사람을 대체했다.
그들도 자동화 기계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AI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분명한 건 AI를 도구로써 활용하고 있는 이 시점에 나는 이전보다 더 많이 지식을 쌓고, 지식을 토대로 다양한 사고를 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나'가 되어가고 있다.
AI 시대에 개발자로서 내가 꾸준히 쌓아 가려고 하는 역량은 '협업' 이다.
회사라는 공간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 일하는 공간이다.
AI가 아무리 생산성을 높여주더라도 건강한 개발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함께 소통해야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의사 결정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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