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1
최후통첩에서 승리하는 열쇠는 항상 상대방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다.
강릉 여행지에서 회를 구매했었다. 만약 그때 이거 얼마인가요? 저거 얼마인가요? 1kg 에 얼마인가요? 가격을 다 물어보고 나서 “너무 비싸네요.” 하고,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면 좀 더 유리한 협상이 가능했을 것 같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회 시세를 알아보지 않고 갔다는 점에 있다. 정보가 부족하고, 묵호항에서 판매하고 있는 횟감의 시세를 모르니 싼지 비싼지를 가늠할 수 없었다. 협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이다.
p.58
협상에서는 똑똑한 사람보다 바보가 낫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사람보다 어벙하게 말하는 사람이 낫다. 실제로 약점이 강점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목적에 부합할 때는 가끔 이렇게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모르겠어요.", "이해가 안 되는데요.", "도와주세요." 좀 멍청한 사람들을 다룰 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자. 말도 못 알아듣는 바보를 다뤄야 한다면 당신이 내세우는 복잡한 논거, 논리, 포괄적 데이터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전략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나의 생각이다. 바보보다는 똑똑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고, 이야기 하고 싶고, 일하고 싶은 게 현실이다. 바보 전략은 한 번 보고 안 볼 사람들에게 시전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살 때 말이다.
p.63
상대방의 만남 초기부터 너무 빨리 '이해'하려고 하거나 자신의 지능을 입증하려고 하지 마라. 듣기와 말하기의 비율을 조절하라. 답변을 알고 있다고 생각될 때에도 질문하는 방법을 배워라.
듣기 7 말하기 3 7:3의 법칙을 잘 따르고 있다. 답변을 알고 있어도 질문을 하라는 저자의 전략이 마음에 든다. 언제 이런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까? 뭔가 중요한 정보를 내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그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떤 대답이 돌아오는지를 듣고 판단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내가 아는 정보와 다르게 이야기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사람도 그 사람만의 신념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p.94
밑천이 많이 드는 일이라면 항상 관련된 위험을 공유하거나 연합하는 것을 고려하라. 위험을 나누어 다른 사람의 어깨에도 짊어지게 하면 위험이 완화되고 분산된다. 위험을 분산하거나 연합할 때, 당신은 유리한 확률로 현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위치에 서게 된다.
p.97
어떤 일에서건 항상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켜라. 그들에게 작은 행동이라도 취하게 하고 함께 행동하라. 개입은 참여를 낳고, 참여는 힘을 낳는다.
p.140
어떤 협상에서든 가장 큰 양보와 합의는 마감이 임박했을 때나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당신의 마감 시한을 아는데 당신은 나의 마감 시한을 언제인지 모른다면? 누구에게 유리한가? 당신은 시간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는 시간에 대해 유연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 유리할까? 당연히 나일 것이다. 당신이 마감 시한으로 인지하고 있는 시점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당신의 스트레스 지수는 증가하고 결국 양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방의 마감 시한을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면 이를 협상에 유리한 조건으로 활용하자. 모르고 있다면 상대의 마감 시한을 알려고 노력하자. 예를 들어 강릉 회센터의 마감 시간을 물어본다. 우리가 7시 30분에 갔고, 마감 시간이 8시라고 한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협상할 수 있다. 아니 그 반대가 될 수 있을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횟집 사장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마감 시한 전에 손님을 한 명이라도 받아서 이익을 남긴다면 저렴하게 판매하는 편이 더 낫다.
p.144
나는 주머니에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꺼내 그들에게 건넸다. 리무진이 언제 날 데리러 와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그때 나는 깨닫지 못했지만 이제 그들은 나의 마감 시한을 알게 되었고, 나는 그들의 마감 시한이 언제인지 몰랐다.
나의 마감 시한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p.155
상대방에게 위협적이거나 완벽하게 보이면 상대방이 더 많은 말을 해줄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는 반대다. 혼란스럽고 무방비 상태인 것처럼 보일 때 그들은 선뜻 정보와 충고를 건네며 당신을 도와주려고 한다. 대출 상담용 정장은 집에 놔두고 화장도 생략하라. 뾰루지 한두 개 정도 보여도 괜찮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말을 많이 하지 않고도 훨씬 더 쉽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답변을 내놓는 것보다 질문을 더 많이 하라. 답변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질문을 하라. 그렇게 하면 상대방을 신뢰해도 좋을지 시험해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몰랑 전략이 은근히 통할 때가 있다.
p.198
당신이 누군가에게 침묵의 방법을 사용하면 불편해서 벗어나고 싶은 상대방이 먼저 말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럴 때 상대방은 이런 일이 없었다면 몰랐을 정보를 당신에게 건넨다. 결과적으로 힘의 균형이 당신에게 유리하게 바뀐다.
가끔 내가 이런다. 침묵이 흐르면 어떤 말이든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하게 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은 꽤 중요한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점이다. ”뭐라도 말해야 돼” 라는 생각자체가 우리 뇌에게 빨리 뭐라도 끄집어내봐 라고 명령하게 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뇌는 기억장치에서 최근에 저장된 중요한 정보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침묵을 즐겨라. 침묵이 빈번하게 생긴다는 것은 나와 상대방의 소통 궁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침묵의 어색함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현실을 인정하면 침묵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화된다.
p.209
언어적 괴롭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도발을 하더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침착함과 평온함을 유지해야 한다. 괴롭히는 사람과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려 들지 말고 굽히고 들어가서도 안 된다.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해서 당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하라. 그래도 계속 괴롭힌다면 평소보다 목소리 톤을 더 낮춰라. 당신은 감지하지 못하더라도 당신의 통제력은 그의 유아적 행동과 극명한 대조를 이룰 것이다. 그 정도 되면 회의 참석자들은 당신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언어 폭력자를 거북하게 느끼며 그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언어적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평정심을 가지고 대처한다면 존경심마저 들 것 같다. 그리고 베버 페히너의 법칙이 생각난다. 자극이 강할수록 자극의 변화를 느끼려면 변화의 차이가 커야 한다. 이는 곧 가해자가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며 언어적 폭력을 가할 때 피해자가 함께 화를 내게 된다면 변화의 차이가 좁아지게 된다. 이는 주위 사람들에게 가해자의 언어적 폭력 수위를 낮춰지게 하는 꼴이 된다. 즉, 언어적 폭력 수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평정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고 꿀먹은 벙어리마냥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할 말은 하고, 논리적으로 대처하라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이런 마인드와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강한 멘탈이 필수적인 것 같다.
p.326
어떤 통화에서건 전화를 건 사람, 즉 발신자가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 예상치 않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사람, 수신자는 불리한 입장에 있다.
전화를 건 사람이 협상에 더 유리한 입장에 있다라는 점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가끔 전화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협상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먼저 전화를 걸어보자.
p.327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에 놀란 당신은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당신은 책상 위 종이 더미 사이에서 전화를 찾는 데도 애를 먹는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들도 손에 닿는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
p.332
말을 하는 동안에는 현명하게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듣기와 말하기의 비율'을 민감하게 신경 써야 한다. 의미 있는 침묵을 이용하라. 입을 다물 때 마법의 순간이 온다. 통화중에 침묵이 길게 이어질 때 상대측은 어쩔 수 없이, 혹은 초조해져서, 혹은 돈을 벌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상대방이 질문을 바꾸어 다시 말할 때는 당신에게 가치있는 정보가 들어 있을 것이다.
통화를 하면서도 침묵 전략이 효과가 있는 건가? 유의해야 할 점은 협상 대상자와의 통화 때만 침묵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런 전략을 쓰게 되면 오히려 불편한 사람으로 인식 될 수 있다.
p.385
절대로 '불평'하지 마라. 단순히 당신의 필요 사항과 현 상황에 대해 알려라. 너무 강하게 나가면 적절한 서비스 문제가 적절한 태도의 문제로 바뀐다.
불평을 하더라도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느낀점
협상은 말빨? 이 좋은 사람들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가 말빨이 부족하다.
말빨이 부족한 나를 협상가로 인도해 줄 좋은 책을 만났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들 (정보, 마감시한, 침묵, 아몰랑 화법, 전화 먼저 걸기 등)을 잘 활용하면 나도 뛰어난 협상가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최근 강릉에 여행을 가게 되었다.
저녁 식사로 회를 30만 원어치 구매하면서 조개, 멍게, 해삼 등을 서비스로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손질 비용과 포장 박스 비용, 초장, 상추 등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요구를 했고, 사장님이 흔쾌히 받아주셔서 협상이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뭔가 찜찜하다.
찜찜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첫 째, 회 시세를 잘 몰랐다.
사장님이 이 생선은 1kg 에 얼마라고 했을 때 이게 적정한 가격인지 비싼 가격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1kg에 5만원이라고 적혀 있는 가격표는 그저 사장님이 받고 싶어하는 가격일뿐이라는 사실을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둘 째, 발이 닿은 첫 번째 가게에서 회를 샀다.
회 시세를 몰랐다면 여러곳에 들려서 회 시세를 알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첫 번째 가게에서 우리는 바로 회를 사버렸다.
전화라도 해서 회 가격을 알아내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여러모로 아쉬운 결과이다.
다음에는 여러가지 협상 전략을 활용하여 물건을 구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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