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느낀점

나는 바둑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오목을 더 좋아한다.
어렸을 때에는 게임이 빠르게 끝나는 오목을 더 좋아했다. 인내심이 없었고, 하나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했던 성향 때문일 것이다.
그랬던 내가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책을 왜 읽었을까?
바둑을 흔히 인생의 거울이라고 한다.
인생에 대한 관심, 사람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읽게 됐다.

 

바둑을 잘 들여다 보면 신기하게도 사람의 인생과 매우 흡사하다.

 

바둑알 하나를 바둑판에 두는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한 수 한 수가 때로는 악수가 되고, 묘수가 될 수 있으며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악수, 묘수, 승부수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제한된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더 나은 한 수를 둘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동일하지 않을까?
물론 경험과 지식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때로는 운과 함께 작용하며 묘수가 되기도 하고, 승부수가 되기도 한다.

 

바둑을 두는 두 명의 기사들의 목표는 대국에서 이기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게임이다.
이기기 위해서 수많은 방법으로 한 수 한 수 둔다.
우리에게도 목표가 있다. 10명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10명 모두 목표를 달성하리라는 법은 없다. 경쟁을 해야 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이겨내야 한다.

 

바둑에서는 한 곳에서 득을 봐도 전체 판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인생도 회사 또는 투자에서 성공을 했더라도,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여 건강이 악화되거나 또는 가족을 돌보지 못하여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는 경우들이 많다.
회사에서의 성공, 투자에서의 성공을 달성하기 위한 이유를 먼저 들여다 봐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면 내 자신과 주변을 신경쓰지 못한다. 결국 사회적 성공은 달성하지만 나와 가족과의 관계에서는 실패한 삶이 된다.
내가 깨달은 바는 '균형' 있는 삶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나의 기준일 뿐이다.

 

바둑에서 나쁜 수를 한 번 두면 거기서 끝이 아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승부사라면 그 한 수로 무너지면 안된다.
악수를 두고 끝이 아니라, 이후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
악수에 미련을 두지 않고, 앞으로 더 집중하며 잘 두어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새로움 속에서 우리는 항상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한다.
누군가는 두려움에 더이상 도전하지 않고, 누군가는 다시 일어서며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이를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들은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값진 경험으로 해석하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전진한다.

 

대국이 끝나면 기사들은 복기를 한다.
자신이 두었던 한 수 한 수를 복기하며 실수한 부분이 없는지, 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내가 잘한 건 무엇인지 확인한다.
바둑에서 복기는 자신의 실수와 상대의 전략을 보며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대부분 복기를 하며 더 많이 성장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가 배운 경험과 지식을 복기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경험과 지식이 될 뿐이다.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복기해야 한다.
오늘 하루의 나를 되돌아보는 습관, 지식을 다시 복습하는 습관,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반추하는 습관 등이 중요한 이유이다.
나는 복기를 했을 때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이 깨달았다. 복기를 하면 그때 당시 보지 못했던 다양함이 보인다.

 

이렇게 쓰고나니 바둑만이 인생의 거울은 아닌 듯 하네.
나의 결론은, 모든 스포츠가 인생의 거울이다.

 

20대 초반 당구에 빠졌을 때가 생각난다.
매일 같이 당구장에 가서 지인분들과 함께 당구를 쳤던 하루 하루
패배했을 때의 그 쓰라림, 다음에는 상대를 꼭 이기고 싶다는 열망, 그 열망이 동기부여가 되어 더 노력하려고 했던 나의 태도
몰입을 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나의 실력
10:1로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이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 실제로 역전을 통해서 이긴 경험
잠을 자기 위해 누우면 집 천정에 보이는 당구대와 당구공들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상상하며 당구공이 움직이는 궤적을 시뮬레이션 했던 경험

당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나는 인생을 배웠었구나.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구나. 감사하다.

 

기록

p.27
나는 늘 최고이자 창의적인 기사라 생각했지만 결국 그 작은 틀 하나를 깨지 못했다.
2,000년이 넘는 바둑의 역사에서 아무도 3.3은 좋은 수가 아니라는 고정관념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도 놀랍기만 하다. 인간의 믿음과 확신은 때론 얼마나 견고한 감옥인가?
조금만 관점을 바꾸고, 몇 도만 시선을 틀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수 있었을 텐데

이 또한 확증 편향의 심리에 기반한다.
바둑계의 정점에 있는 사람조차도 인간 본성에 기반한 심리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p.54
그렇다고 해서 늘 안전한 수만 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대국에서 승부수가 있어야 흐름이 바뀌고, 의미가 살아나듯 인생에서도 언젠가는 단 한 번, 제대로 된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가 온다. 오랜 시간 갈고닦은 실력과 통찰, 그리고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직감이 맞물릴 때 그 순간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야말로 인생의 판을 바꾸는 힘이 된다.
승부수는 위험하지만 동시에 기회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2024년 말 나는 승부수를 던졌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희망퇴직을 하고,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나는 고속 성장하고 있다.
확실한 건, 성장은 나에게 익숙한 것이 아닌 낯선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p.64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쌓일수록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외부 상황에 일일이 신경 쓰고 반응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급적 외부 자극에 영향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면 내 에너지만 소모된다. (비효율)
반응하지 말고, 주시만 하자. (선 긋기)

 

p.133
내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상대도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러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성공은 요원하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상대 또한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는 협력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결과적으로 관계 비용이 상승하고,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목표 달성이 어려우면 성공할 수 없다.

 

p.137
무조건 열심히 하는 곰이 아니라 언제 달릴지 계산하고 필요할 때만 전력 질주하는 표범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나는 할 때 빡! 하는 스타일이다.
항상 최선을 다해서 달리지 않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결국 지치고 쓰러지는 건 내 자신이다.
나를 우선 잘 돌봐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일들이 잘 진행된다.

 

p.146
상대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수,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승부수로 승패가 갈릴 거라고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답변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승부의 아이러니는 바로 여기에 있다. 상당한 비율로 승패가 단순하고 허무한 실수에서 갈린다는 점 말이다.
수십 수를 정밀하게 계산하고 형세를 조율해 쌓아 올린 전략이 아주 단순한 착각 하나에 무너질 때가 있다.

공감한다.
탁구 경기에서도 이와 동일하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두 선수가 게임을 할 때 승패를 좌우하는 건 실수에서 비롯된다.
실수는 선수의 피로 누적, 압박감, 낯선 환경, 집중력 저하 등의 영향을 받는다.

 

p.173
때로는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보다 과감한 결단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완벽한 판단을 추구하다가 정작 행동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그렇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변수를 전부 계산할 수 없으며 완벽한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순간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뿐이다.
신중함은 중요하지만 행동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자기 자신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아무리 완벽한 준비를 하여도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물도 없다.
유의미한 결과물을 계속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거의 모든 결과물은 사람의 행동에서부터이다.
생각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생각은 행동을 방해한다.
적당한 생각 이후에 행동하고, 행동을 통해서 생각을 더욱 더 확장해야 한다.

 

p.176
경험이 많다는 게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작용할까?
사실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물론 경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고정관념이나 편향을 강화하고, 실패 경험이 강하게 새겨지면 또 다른 족쇄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동안 수많은 대국을 치르며 경험이 깊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망설임을 만들기도 한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해석한다.
고정관념과 편향은 인간 본성에 가까운 성질이기에 배제할 수 없다.
단,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고정관념과 편향을 제어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식은 내적 동기가 일어나지 않으면 학습 욕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험을 통해서 사람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지식을 갈구한다.
경험은 다다익선이자 지식 갈구의 시작점이다.
저자가 말한 '망설임' 이라는 표현은 극히 공감한다. 많은 지식과 경험이 때로는 공포와 불안감으로 이어지며 망설이게 만든다.

 

p.222
바둑도 인생도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과거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의 바탕이기 때문인데, 우리는 현재를 푸대접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넓게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지만 가깝고 좁은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실시간으로 현재가 과거가 되고 미래가 현재가 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 다 중요하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단,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있으면 현재를 등한시 할 수 있다.
현재의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달라진다.

 

p.261
감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직관으로 발전하고, 때로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오히려 이런 감각이 퇴화하기 쉽다. 클릭 몇 번이면 어떤 해답이든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생각하려 하기보다 검색에 의존하고, 스스로 연결하기보다 남의 해석을 소비하게 되는 것 같다.
공동 연구나 집단 지성은 분명 큰 장점이 있지만 정보의 속도를 높이는 대신 깊이를 얇게 만들기도 한다.
감각이 평균에 수렴하고, 개성은 희미해지는 현상 속에서 더 소중해지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직관'이 아닐까 싶다.

 

p.292
머지않아 창업이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지금과 같은 대규모 고용구조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일은 기계가, 복잡한 판단은 인공지능이 맡는 시대가 오면 조직은 더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고용의 문이 점점 좁아질수록 사람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창업은 이제 일부 도전적인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고려해야 할 생존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신규 채용이 줄고, 기존의 인력이 구조조정 당한다면 앞으로 우리 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한, AI로 인해 가장 위협받고 있는 화이트칼러 직군의 일자리가 점차 사라진다면? 가볍게 넘어갈 주제가 아니다. 시간을 두고 깊이 있게 생각해 보자.

 

적용할 점

  •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에 신경쓰지 말자.
  • 성공 방정식 : 인성 -> 나의 태도(성장/목표) -> 상대와의 관계(경청/존중) -> 성공으로 이어짐
  • 무조건 열심히보다 언제 달릴지 계산하고 필요할 때만 전력 질주하는 지혜
  • 경기의 승패는 의외로 실수에서 자주 갈린다.
  • 과도한 생각은 행동을 방해한다. 적당히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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