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1
내가 한 번 도와줬다고, 충고 한마디 해줬다고 그 사람이 바뀔거라고 기대하는 거, 그거 오만한 거야. 욕심이라니까. 예수님 부처님 말씀을 직접 들은 사람 중에서도 나쁜 짓 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한 번에 사람이 바뀌길 기대하느냐 말이야. 그런데 내가 뭔가 큰 변화를 이루어내겠다고 대들면 나만 다치게 되어 있어.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쉬운 게 아니야. 나는 딸에게 신발을 반듯하게 벗어놓으라고 20년 넘게 가르쳤어. 그런데도 결국 그 습관 하나를 못 고치고 시집을 보냈어.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나를 변화시키자.
p.51
고등학교 때 에피쿠로스라는 철학자 배운 거 생각나? 쾌락주의 철학 어쩌구 하면서 외운 이름 있잖아. 그 양반도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실험을 했더라고. 그 양반 결론인즉, 들어가 누울 집이 있고 세 끼가 해결되면 돈이 더 많다고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더군. 그렇다면 행복의 조건은 뭐냐? 우리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거야. 우정, 사랑, 나눔.. 그런데 그 중요한 것을 자꾸 잊어버린다는 게 문제야. 죽을 때나 돼야, 내가 잘못 살았구나, 후회하잖아.
지금도 충분히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너무 욕심내지 말고, 행복을 누리면서 목표에 한 발 한 발 다가가자.
p.52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왜 더 돈을 많이 벌지 못했을까, 내가 왜 더 유명해지는 길을 선택하지 못했을까, 이러면서 후회하는 사람은 없대. 내가 왜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갖지 못했을까, 내가 왜 그 사람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었을까, 내가 왜 좀더 너그럽지 못했을까, 그런 후회를 하는 거지 그러니까 아직 살아 있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거야. 내가 지금 가진 게 없어서, 누구보다 유명하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란 말이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시키지 말자. 행복은 이미 내 주변에 있고,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다.
p.58
오래전에 읽은 셰익스피어의 책 중에 '노인은 젊은이가 묻기 전에 말하지 마라'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내 가슴에 팍 와 닿았어. 그 후 한 번도 이 말을 소홀하게 생각해본 일이 없어. 젊은 사람들 앞에서 고집 부리지 말고 알아도 모른 척, 그 애들 이야기 먼저 들어주고 잘못한 것 눈에 들어와도 나 어릴적 필름 돌려보면서 꾹 참고.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면 헤매고 방황해도 가만히 지켜보는 노인이고 싶어.
노인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된다. 살아오면서 배운 경험과 지혜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 당연하다. 노인이 되면 말이 많아진다고 하던데… 주저리 주저리 말 많이 하는 노인이 되지는 말자.
p.97
아이들은 부모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 말을 먹고 살아. 부모가 어떤 언어를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격이 만들어지지. 따듯하고 격려하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인격적으로 풍요롭고 포용력을 배우지만, 폭력적이고 신경질적인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어른으로 성장하게 돼.
다행히 아이들 앞에서 나와 아내가 싸운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p.98
아이가 짜증 내면서 말을 할 때 같이 화를 내지 말고 가만히 들어봐. 그리고 어디서 듣던 말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첫 째가 짜증낼 때 가만히 지켜보면, 아내가 보인다. 아내도 동의했다. 😄
p.113
엄마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 자식이 험한 풍랑을 만나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자식의 손을 놓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사람이 바로 엄마야. 최고의 위기에서 불가사의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는 어머니뿐이야.
p.123
선생님은 내 맘에 들어도 선생님, 마음에 안 들어도 선생님이야. 내 아이를 학교에 보냈으면 선생님이 좋든 싫든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에 대해 함부로 말해서는 안돼. 선생님에 관한 흉을 실컷 들은 아이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겠어? 내 아이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불신하면서 공부를 잘할 수 있겠어? 우리 아이의 선생님이 100%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끝까지 아이에게는 너희 선생님은 괜찮으신 분이다. 그렇게 말해주어야 돼. 그러면 아이는 부모의 말에 힘을 얻어. 엄마가 건강한 말과 행동을 보여줄 때 내 아이도 건강한 기운을 받는 거지.
선생님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 앞에서 남 흉보는 짓을 하면 안된다.
p.124
자녀 교육은 엄마가 바로 서 있어야 제대로 돼. 엄마가 이리저리 휘청거리면 아이도 휘청거려. 엄마들이 선생님에 대해 떠드는 무성한 말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부모가 현명한 거야.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어. 선생님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 엄마가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는데 그 자녀가 건강한 경우는 본적이 없어.
p.126
사랑의 매가 정말 사랑의 매일까? 맞은 아이가 '선생님의 매, 부모의 매는 사랑의 매였습니다. 매는 아팠지만 가슴은 뭉클했습니다.'라고 할 때야 사랑의 매 아닌가? 맞은 자가 매라고 느끼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선생님이 부모가 몽둥이 들고 대들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때린다고 말하는 건 궤변이야.
첫 째가 나한테 많이 혼났는데, 너무 미안하다. ”현이야~ 아빠가 현이 많이 혼내서 미안해!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좀 더 노력하는 아빠가 될께. 육아 책도 보고, 엄마랑도 이야기 많이 하면서 우리 현이 잘 클 수 있게 힘쓸께”
p.153
중독은 도박장이나 pc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야. 흉보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가까이 지내는 사람과 나도 모르게 닮아가게 되지. 그래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과 가까이 해야 하고 나쁜 사람을 멀리해야 해.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가까이 있으면 어느 날 나도 주식에 손을 대게 돼. 짜증을 부리는 사람하고 같이 지내면 내 얼굴도 짜증난 얼굴로 굳어져. 인간은 유동적인 동물이야. 적응력이 좋은 동물이지. 어디서 누구하고 같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져. 인격 형성에도 영향이 미치지.
커피 한 잔 할 때마다 그렇게 상사 욕을 하는 직장 동료가 있었다. 솔직히 나도 약간의 불만은 있었지만 그 불만의 크기가 불쏘시개 정도였다. 하지만 그 동료의 불만을 계속 듣다보니 불만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다. 이상함을 느끼고, 그 동료와 멀리하게 됐다. 다행히 그 직장 동료와 멀리하니 커졌던 불만의 크기가 점점 작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내 주변에 누가 있는냐가 중요하다.
p.163
현명한 엄마는 말로 하지 않아. 아이의 손을 뜨거운 난로에 살짝 갖다 대주지. 그러면 아이는 본능적으로 기겁을 해. 그런 경험을 하고 난 아이는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난로에 절대로 손을 안 대. 3살 아이도 확인이 된 것 앞에서는 허튼짓을 안 하는 거지.
p.184
나이 들고 보면 인생이란 놈이 그렇게 혼란스럽지만은 않다는 거야. 다른 좋은 점도 있지만 나는 이게 제일 좋아. 지혜가 생긴다는 거, 그리고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거 말이야. 내 식대로 말하자면 인생의 공식을 터득하게 되는 거라. 이건 지식이 많아도 소용없는 문제거든. 반드시 그만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거란 말이지.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이것도 공짜로 되지는 않아.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먹지만 지혜는 그냥 쌓이는 게 아니거든. 흔히 젊은 놈들이 나이 많은 사람 욕할 때 '나이를 어디로 먹었냐'고 하는데 그게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야. 나잇값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단 말이지. 이런 사람들은 나이를 먹은 게 아니라 그냥 늙은 거야. '어른'이 아니고 그냥 '늙은이'란 거지. 나이가 들수록 쌓이는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서 소화를 해야 자꾸 성숙해지는데, 그걸 못했으니까 고집불통에다가 욕심만 많은 늙은이가 돼버리는 거라.
늙은이가 되지 말고, 어른이 되자.
느낀점
나는 어른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한번도 나에게 질문해 보지 않았다.
'어른'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껴지는 두려움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더더욱 피했던 단어였을지도 모른다.
이책을 읽고난 후 과연 나는 어른답게 행동하고 있고, 어른이 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봤다.
내 안에는 아직 어린 아이가 있는 듯 한데,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아빠라는 이름으로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어른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렸을적 함께 보냈던 친구들을 만나면 그때의 나로 되돌아가 마음껏 말하고, 마음껏 행동하는 듯 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걱정이 없었던 그때의 아이가 내 안에 있지만 지금은 어른이기에 그리고 더 나은 어른이 되기를 바라기에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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