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깨
p.31
인간의 잠재 능력이라는 게 어마어마하다는 걸 나는 살면서 몇 번이나 확인했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식이 커질수록 잠재 능력도 조금씩 깨어나 꽃을 피운다. 그런 어마어마한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이다. 나 역시 스스로의 한계를 계속 높여왔다. 누가 봐도 무리라고 해도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며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한계는 저 멀리 내 뒤에 있었다. 잠재 능력 100%, 고작 20~30% 정도 발휘, 나머지 70~80% 능력은 스스로가 설정한 한계 속에서 사라진다.
내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고 또 행동하면 된다. 조심해야 할 점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생각은 행동을 방해하고, 하지 못할 다양한 근거를 찾으며 낮은 한계선을 결정 짓는다.
p.62
나는 파울을 무지하게 친 사람이다. 프로야구팀 감독직에서 잘린 것만 일곱 번이니, 그것만 보면 얼마나 실패한 인생인가. 그러나 나는 그럴 때마다 다음이 있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걸 보면 인내란 마냥 참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음을 위한 준비, 그러니까 기회가 아닌가 싶다. 누구든 실패를 겪지만 포기하지만 않으면 기회는 온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는 찾아오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단순한 성공의 법칙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꾸준하게 그리고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
p.65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식은 밥을 잘 먹는 사람이 출세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인생은 역경에 몰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역경이 왔을 때 포기하는 사람과 거기서 돌파구를 찾아내는 사람의 인생은 시간이 지나보면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 역경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홈런을 치고 안타를 만들 수 있다면 파울은 몇 번을 쳐도 괜찮다. 감독에서 잘려도, 수없이 비난받아도 나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직도 야구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역경을 돌파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준비된 사람들이다. 준비된 사람들은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는다. 하루 하루가 모여 그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어떤 역경이 닥쳐와도 부서지지 않는다.
p.86
과거의 영광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 성공했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사실 제일 위험한 게 이미 낸 성과에 만족하는 것이다. 이겼다고 해서 거기에 만족하고 도취되어 있으면 바로 약해진다. 이미 상대 팀들은 자기들이 왜 졌는지, 저 팀이 무엇 덕분에 이겼는지를 다 분석하고 있는데, 지나간 승리에만 집착하고 있으면 다음 승부는 질 게 뻔하다. 이긴 것은 지나간 것, 대비해야 하는 것은 내일의 것.
이와 같은 삶의 지혜를 난 운동을 하면서 느꼈다. 탁구 시합에서 우승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슬럼프가 찾아왔다. 전에 여러번 이겼던 사람이지만 오늘은 그 사람에게 졌다. 운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패배를 통해서 나의 약점과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살피고, 복기하며 더 많이 성장한다는 점이다. 반면 승리에 취해 있을때에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내가 잘해서 이겼다고 생각하니 복기를 하지 않았다. 질때도 그렇고, 이길때도 그렇고 항상 복기해야 한다. 일을 하면서도, 삶을 살아가면서도 이와 같은 삶의 이치는 동일하다.
p.138
세상이 나에게만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진다 한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야지, 없는 걸 탓하는 사람은 약하다. 비상식적이고 욕을 먹는 길이라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 돌파해야 한다. 내가 비난을 불사하고 심판과 일부러 싸우는 길을 택한 이유였다.
환경 탓 한다고 바뀌는 건 없다. 바뀌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행동해야 한다. 행동에 답이 있다.
p.161
"감독님은 어떻게 그걸 다 보고 있으세요?" 하고 혀를 내두른다. 그러면 나는 "보이니까 보지" 하고 대답한다. 보려는 의식이 있으면 뭐든 보이는 것이다. 그 미세한 차이까지 볼 수 있어야 이길 수 있다. 평생 그런 승부 속에서 살다 보니 사실 관찰이 습관이 되었다고 말하는 게 맞다.
p.172
답은 관찰에 있었다. 사과 장수의 친구는 자기가 장사하는 자리에 몇 시쯤이면 지나가는 사람이 많은지, 거길 지나갈 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일지를 다 알고 장사를 했다. 말하자면 비오는 날은 우산을 팔러 나갔고, 해가 쨍쨍하게 더운 날은 부채를 팔러 나갔다. 세상일은 모두 '왜?' 라는 퀘스천 마크를 갖고 그 속으로 들어가 깊이 관찰해야 답이 나오는 법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꼭 하는 말이,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 연습만 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why, what, how 모두 의문문이다. 질문을 하고, 해답을 요구하는 단어들이다. 즉, 진실에 가까워지고, 본질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야 한다. 통찰력과 아이디어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p.185
언제나 근거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 근거 없이 막무가내로 움직여서는 성공할 수 없다. 인생사 모든 게 그렇다.
생각 없이 행동하면 비효율이 만들어지고, 생각 하고 행동하면 효율이 만들어진다.
p.189
사람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재능일까, 노력일까? 나는 언제나 '노력' 이라고 말하곤 한다. 인생이란 100% 노력에 달려 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거북이는 뒷걸음 치지 않는다. 어려움이 닥쳐도 피하지 않고, 도망치지도 않고 묵묵히 앞으로만 나아간다. 나는 사람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본다.
나도 노력형 인간이다. 목표를 향해 매일의 루틴을 달성하기 위해 그냥 한다.
p.205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수없이 많은 자식을 품게 되며 비로소 어머니의 비정한 애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역시 비정해졌다. 엄격하게 대했고,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넘어져도 당장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손자가 넘어졌을 때 할아버지가 매번 손을 내밀어주면 아이는 몇 번을 넘어져도 발전 없이 노상 도움만 기다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안 된다. 그래서 비정함이야말로 진짜 애정인 것이다. 비정하다는 건 애정이 있다는 뜻이라는 걸, 키워야 하는 자식들이 생기며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면 강해질 수 없다.
p.257
자기 마음이 힘들건 어떻건 밖으로 표출하며 팀의 분위기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 그게 내 철칙이었고,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게 시합을 하기도 전에 팀의 4번 타자를 집에 보내버렸다.
우리가 함께 모여 있는 건 혼자서 실행 할 수 없는 거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팀의 분위기는 개인보다 중요하다. 팀의 분위기가 흐려지면 개개인의 잠재 능력을 발휘 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된다.
p.271
"감독님은 이 방법을 썼을 때 성공했다고 하셨지만 저는 실패했습니다.", "저는 그 방법을 썼을 때 오히려 더 잘되었습니다." 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의견이 나온다면 리더는 그래, 그럼 그렇게 해보자 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그게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길이다. 그런데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남의 말에 맞추기만 하는 사람이 많다. 반대하고 싶어도 그냥 가만히 있고, 자기 뜻과 달라도 윗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맞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하고 따른다. 그런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 윗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해서 다 맞는 말은 아니다. 아무리 베테랑이나 고수라고 해도 틀릴 수 있고 반대로 초보자라도 맞을 수 있다.
수동적인 사고방식 인간형과 능동적인 사고방식 인간형의 예를 보는 것 같다. 윗사람에게 아부하면서 의존하게 되면 성장하지 못한다. 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성장하는 삶이 정말로 지혜로운 삶이라 생각한다.
p.281
조직에 있다 보면 '이 선택을 했을 때 나는 손해가 아닌가?' 싶을 때도 생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내게 손해라도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 길로 가야 한다. 자기를 버리고 조직 속에서, 조직에 플러스가 되는 일만 생각하며 가다 보면 결국은 자기에게도 플러스가 되기 마련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잊지 않은가
작년에 우리 파트에 퇴사자가 생기면서 담당하는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야 할 사람이 필요했다. (참고로 이 업무는 모두가 하기 싫어했다.) 한분은 몸이 좋지 않아서, 또 다른 한 분은 새로운 프로젝트 경험을 쌓게 하고 싶어서 내가 그 업무를 담당하겠다고 나섰다. 그때의 감정은 하기 싫은 업무였고, 이 업무로 인해 나의 성장에 손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였다. 하지만 시니어 개발자라면 남들이 하기 싫은 업무도 스스로 나서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행동했다. 그때는 손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리 팀에서 핵심적인 서버를 담당하는 사람이 되었고, 서비스를 깊이 있게 이해 할 수 있었다.
p.284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가 그 문제를 함께 탐구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인지, 아니면 왜 이걸 해결하지 못하느냐면서 아랫사람을 닦달하기만 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갈린다. 자기 생각 속에 빠지지 않고 아랫사람만 다그치는 리더는 어떤 아이디어도 떠올리지 못한다. 아니, 아예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전가부터 하는 인물형인 것이다. 방법을 찾는 리더는 아랫사람이 과제를 해결하기를 충분히 기다려주면서 동시에 자기도 길을 찾는다. 멀뚱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고민하며 아랫사람과 옆에서 함께 걸어준다. 잘 안 풀려서 답답해하고 있으면 "이 방법은 어떠냐?"하고 슬쩍 알려준 후 잘 해내는지 지켜보는 식이다. 개입을 하더라도 직접 다 나서서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대략의 방법만 알려주고 아랫사람이 직접 하면서 느끼고 배우게 해줘야 한다. 사람을 키우려면 리더에게는 그 정도의 깊은 인내가 필요하다.
후임이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 할 수 있게 기다려 주는 인내에 대해서는 지금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나도 함께 그 문제를 고민하는 건 생각해 보지 못햇다. 함께 고민하는 순간은 후임이 하다 하다 도저히 문제를 풀지 못했을 때 함께 고민을 해주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후임이 고민을 시작할 때 동시에 나도 고민을 시작한다.
p.286
아랫사람이 쉽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왜 그렇게 부족하느냐며 꾸짖는 리더가 있다. 이는 사실 리더의 역량이 모자란 탓이다. 자기가 부족하니까 아랫사람에게 똑바로 된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인데, 도리어 남 탓만 하고 아랫사람에게 책임 전가만 한다. 원래 부족한 사람일수록 시끄럽다. 개들을 봐도 그렇지 않은가. 조그마한 개와 커다란 개가 있으면 그중 요란한 소리를 내는 건 오히려 작은 개다. 커다란 개들은 얌전히 가만히 있는 반면 작은 개들은 시끄럽다. 작을수록 더 사납게 짓는다. 약하니까 겁이 나고, 겁이 나니 강한 척을 하며 덤비는 것이다.
빈수레가 요란한 법
p.295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해도 한 사람이 가진 지식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완벽하지 못한 게 인간이다. 그러니까 책을 읽고, 전문 영역을 가진 사람을 보고 배우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책은 보물창고다.
키워드
적용할 점
- 1주일에 단 하루만 푹 쉰다.
- 6일 동안의 틈새 시간을 성장의 시간으로 채운다. (킬링 타임 X)
- 동료가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나도 함께 고민해 본다.
- 이미 낸 성과에 만족하지 않기. 이긴 것은 지나간 것, 대비해야 하는 것은 내일의 것
느낀점
김성근 감독님의 일대기
선수 시절, 코치 시절, 감독 시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글의 대부분은 감독 시절의 리더십에 관한 내용이 많았는데, 오직 승리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엿볼 수 있었다.
전략 전술이라고 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해서 승리하기 위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의 전략 전술은 선수들의 성장에 근간을 두고 있다.
잠재능력, 포기하지 않는 인내, 노력, 성과에 만족하지 않기, 근거 있는 행동, 능동적인 생각 등을 말하는 것이다.
감독직은 짧은 임기 기간과 높은 성과를 요구한다.
이런 압박속에서도 긴 호흡으로 선수들의 역량 강화와 팀 안에서의 상호 존중, 신뢰, 열린 소통 등을 강조한다.
김성근 감독님의 리더십을 벤치마킹하여 회사에 적용해 보면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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